지난 5월 달리기는
한 2-3주간 몸 컨디션이 정말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감기였던 것이, 목감기로 가서 오래간만에 걸죽한 가래를 가숨에서 토해내면서, 목소리를 잡아먹더니.
기침으로 인해서, 가슴이 먹먹해졌네요. 이제는 정말 안 되겠어서 내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낫는 듯 하더니.
오늘 콧물을 시작으로 다시 증상이 달리기를 감싸고 있네요...
그러는 과정 중에는 달리기는 운동을 하고 있으니.... 그 이야기입니다.

5월 말에 시작했다가, 6월 초에 완성하는 이야기입니다. ㅎㅎ

다음 사전에서



 


갑자기 손은 무엇이냐고 생각하겠지만, 이 손은 달리기 손이고, 손 자체보다는 손이 하고 있는 자세를 보면 되겠습니다.
지금 오른손은 타이핑을 하다가, 잘못 친 글자를 지우기 위해서 백스페이스에 손가락을 대고 있지요. 다른 분들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달리기는 4번째 손가락으로 백스페이스를 누르고 있네요.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성장통을 겪고 있는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입니다.
어렸을 적에 자라면서 다른 곳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무릎의 통증과 연필을 잡고 쓰기 연습을 할 때, 굳은 살이 베기는 과정 중에 오른손 중지의 통증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순간의 고통들은 있었지만, 그리 인상적인(!) 통증은 기억에 없네요.


그런데, 요즘 연습하고있는 시위 당기기에서 시위가 4번째 손가락에 걸리네요. 별 생각없이 당겼는데, 언제부터 옆쪽이 아리기 시작합니다.
요즘에 시위에 손수건을 걸어서 통증을 완화시킵니다.


손가락에 온 신경이 쏠려있는 틈에, 발가락이 화가 났나봅니다. 슬리퍼를 신은 발이 쭉 미끄러지더니, 마트 앞에 있는 대리석을 치고 맙니다. 아펐습니다. 그러나 밖에서 아픈 내색을 할 수 없었기에 들어와보니, 양말은 엄지발가락 부분에 구멍이 나있더군요. 음.... 버려야겠네라는 생각으로 양말을 벗으니.... 두둥.... 엄지발가락이 피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아팠나?? ㅡ.ㅡ (빨간 색 부분)


문득 검도하던 시절이 생각이 났습니다.
항상 사범님이 하시던 말씀이었습니다. '발톱은 짧게 깎았나요? 죽도는 확인하셨나요? 이 두 가지가 우리가 쓰는 날카로운 칼입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요점은 이거였다. 치고 나갈때의 긴 발톱은 보이지 않는 칼이 되고, 확인하지 않은 죽도의 부서짐은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나의 엄지발톱은 안쪽으로 파고들어서 발톱을 조금 기르고 있는데, 그 부분이 정확하게 타격당한 것이다...

옛 생각이 났다. 10여년 전, 의무병 당시 발톱이 죽었던 병사의 발톱을 부분제거하던 순간....

전투화를 신다보면 엄지발톱이 죽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왜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날 한쪽 발톱이 썩어서 들리는 상태로 나를 찾아왔다. 보기에도 소독과 약으로는 도무지 될 수 없는 상태였다.

"발톱 뽑아야 할 것 같은데...."
"싫어요."
"너, 발가락 잘못 될 수도 있어."
"그래요? 다 뽑아야되요?"

솔직히 다 뽑는 건 나도 부담이었다. 살아있는 발톱까지 뽑는 건...

"그냥 죽은 부분만 잘라낼꺼야."
"어쩔거야?"

이런 대화가 오고 간 후, 간부에게 보고를 하고 실행에 옮겼다. 처음에는 국소마취제를 사용했지만, 몇 번의 과정 후 부터는 환자들이 부분마취주사 맞는게 더 아프다는 성화(!)에 아픈 부위만 절제해내는 신공(!)을 발휘했다. 물론 발톱만 뽑고 환자를 내팽개쳤다면, 이후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겠지만, 친절하게 활동화를 신게해주었기에, 불평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르겠다. 뒤에서는 잡아먹으려고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껏 저녁길에 맞지 않는 것을 보니 그러지는 않는 모양이다. ㅎㅎ

인생에 뭘 배우는 과정 중에는 몸이던, 머리던, 마음이던 어떤 부위던지 성장통을 넘어갈 수 없음을 느끼면서 살고 있네요. 무수한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생활속에서 말이죠. 손가락과 발가락... 5월은 정말 아픈 곳이 많았습니다. 전신이 다 아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늘 6월 6일 현충일.
손가락의 아림은 사라지고, 발가락의 발톱은 올라오고 있으며, 기침으로 인한 가슴통증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역시 통증은 제대로 맞부딪쳐야지 이겨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일들이 성장통을 또 가져다 줄지 궁금하네요. 피하고 싶기는 하지만...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자세만은 유지하고 싶습니다. 화이팅~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