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황정민의 FM대행진'을 듣다가, 2년 후인가? 교과목의 구조조정이 된다고 했다.
지금 과목이 200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달리기가 고등학교 때, 과목이 그렇게 많았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많기는 많은 것 같았는데, 그 뒤에 말이 더 가관이었다.
사회, 도덕 과목을 없애기로 했다(또는 선택과목으로 바꾼다)로 들었다.

예전에도 이와 관련된, 옹알이 수준의 글을 썼는데...
이전 글: 2011/01/14 - [짧은 생각] - 정말 우리가 살아가는데에는, 국영수만 필요할까??

이젠 완전히 교육부에서 애들을 말아먹으려고 작정을 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 역사도 선택으로 빼먹고, 사회와 도덕 같은 과목도 빼서, 지금도 멋진 이 사회에 어떤 희망을 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어릴 때는 수학 100점보다는 도덕 100점을 더 처주던 시절도 있었다(우리 집만 그랬다면.... 할 말은 없지만...)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한다. 인간이 사회 속에서 어떤 역활을 해야 하는지... 도덕적으로 어떤 생활을 해야하는지를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배울지 매우 궁금하다. 이런 것도 학원에서 배운다면, 공교육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선언해도 되지 않을까???

아주 정확한 수학적인 머리로 일을 해나가다보면, 앞에 놓인 일은 정확하게 처리하지만(그 일이 도덕적으로 옳은 일인지, 아닌지는 논외로 치고), 어떤 사회적인 규율이나, 도덕적인 면에서 옳은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을 어떻게 처리할 지 매우 궁금하다. 지금 상황이 딱 그런 것 같다.

그래 과목이 많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과목을 줄여야겠다.
그래 한 번 볼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뭘까? 국영수네... 그 외 과목은 적절히 줄여....
지금 필요없는 것이 뭘까? 역사, 씨나락 까먹는 소리네... 사회... 나오면 다 알게 될테니까, 직접 부딪쳐서 배우라고 해... 도덕?.. 지금 이 사회에 도덕이 필요할까... 없애버려...

딱 이 상황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강조가 되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요즘 마스터 키튼이라는 만화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7권 4장 냄새 편을 읽었다.
냄새 편의 핵심은 물질 자체가 풍기는 냄새로 해결해 나가는 것인데, 배경은 통일독일이었다. 예전에 동독에서 심어놓은 스파이, 우리 식으로 말하면 간첩 이야기였다. 독일이 통일된지 20년이 지났는데도, 이런 문제들은 아직도 문제가 되나보다. 물론 만화책은 1990년 초에 나왔으니 통일된지 얼마 안 된 상황이어서, 꽤 의미있는 지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통일된 독일에서 일어난 문제를 생각하고, 그저께 눈이 펑펑 오는날, 야구를 하러 강남역에 갔다가, 눈 때문에 못 하고, 교보문고에 놀러갔다. 그리고 서점을 뱅글뱅글 돌다가, 한 권의 책을 발견했다.

책 제목은 '동서독 통합 20주년 독일통일 바로 알기'(평화문제 연구소 刊).

독일통일바로알기동서독통합20주년
카테고리 정치/사회 > 국방/군사 > 통일관련
지은이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 (평화문제연구소,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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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7페이지의 소책자이다. 금액도 5000원 저렴하다. 목차를 보는데, 딱 눈에 띄는 장이 있었다.

'교류협력 시기 동독의 서독에 대한 간첩침투 양상은?' 이라는 장이었다. 마스터 키튼의 내용과 비슷한 내용일 것 같았다.
오늘까지는 이 장만 읽었다. 이 장에는 동독이 서독에 어떻게 스파이를 침투시켰으며, 회유했고, 두더지들을 성장시켰는지 나와있었다.

어제까지는 마스터 키튼과 연관시켜,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은 이것에 더해서, 두더지들-잠재적 공작원-을 키워, 각 요직에 보내는 전략을 생각할 수 있었다. 마치 무간도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달리기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벌써 6.25발발 60주년이 넘었다. 이건 우리가 60여년간 서로 교류를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고, 양측에 간첩들이 고정이던, 파견이던, 어딘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없다고도 말하기 그렇고, 있다고도 말하기 그렇고... ^^;

왜 교육이야기를 하는데, 스파이 타령일까??
이건 좀 비약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왜 역사 과목이 우리 학생들에게 가르켜 주지 말아야하는가? 일반인들이 고민해봤자.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맘대로 제단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이제는 사회성과 도덕성까지도 절도있는 숫자에게 밀려나야 하는 것인가?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사람이 보게된다면, 좀 기분나쁘겠지만.... 담당자가 하는 행위는 이적행위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잠깐... 와이프가 질문을 했습니다. 적이 누구냐고... 저의 저 표현은 세계화시대에 맞춰서, 우리 민족을 감싸고 있는 외부세력이라고 정의를 하겠습니다. 지금 현재 마주하고 있는 북한보다는 더 멀리 또는 더 외부세계, 즉, 일본, 중국, 러시아 등등을 지칭합니다. 뭐.. 우리는 지금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고, 이들과 부딪치면서 살아야 하는데, 우리 자신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역사의식과 민족의식 같은 것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는 의미였습니다. 이 설명이 '이적행위'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을 어느 정도 가라앉혔으면 좋겠네요.

(이제 됐어??)


 
키워진...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부지불식간에 그런 행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는 것 같지만, 알지 모르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좌표를 잃고, 방황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우리는 순환되는 역사를 익힘으로써, 과거에 어떤 일을 당했는지 기억해야 하고, 도덕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움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고 생각되는 상황을 보면 좀 답답합니다.

오늘 'FM대행진'에서 전현무 아나운서가 '그건 니 생각이고' 코너를 진행하면서, '큰 바위 얼굴'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침 어떻게 이런 시의적절한 주제를 가지고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작가도 답답한 마음을 이렇게 해소한 것이 아닐까?

큰 바위 얼굴이 주는 교훈은 지식이 뛰어난 것도, 명예가 높은 것도 아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알고, 그것을 실천하면서, 항상 모자란 것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이런 것이 키워지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만을 위한 교육과정 개편은 정말 이런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이 되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러고 보면 큰 바위 얼굴이 탄생하려면 아직 시간은 많이 걸릴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