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1. 01:13 diary

시간의 흐름 앞에서


오늘은 시간의 흐름 앞에서 무너지는 것들을 보고 말았다.

예전에 고등학교 문학시간인가? 바늘이 부러진 것을 보고, 바늘을 의인화해서 글을 쓴 어느 부인의 글을 배웠던 것 같은데..

오늘은 내가 그런 감정을 느꼈다. 나에게는 '혼비 영-영-한 사전'이 있다.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사용한 사전이다. 이미 내 손에 익을 때로 익은 사전이다.
물론 그 전에도 한 번 책이 벌어져서 테이프로 처방해서 사용했었는데, 오늘은 겉장과 안의 내용물이 이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쉽게 말하면 표지가 떨어져 나갔다. 예전에 청테이프로 붙여놨었는데...

왠지 아쉬운 맘이 든다. 91년부터 2010년까지 정말 20년을 사용한 사전인데. 아버지의 사전을 보면서, 이게 40년된 사전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그냥 들었었는데. 나의 20년된 사전이 이렇게 되니, 참 아쉽웠다. 그러나 나의 영영한 사전은 이렇게 물러나지 않는다. 다시 태어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다시 살릴 것이다. 그동안 다른 사전이 사용되겠다.

예전에 읽은 책공방이 있었다. 다시 찾아서 책을 회복시킬 것이다. 대략적인 내용은 머리에 있지만, 완전 책을 분리했다가 다시 접착과 책표지를 입히는 일이라, 자세히 알아보고, 자문을 좀 구해볼 생각이다. 20년된 사전 다시 사용하지 않더라도, 개인 유물로 남겨볼 생각이다. ㅋ

영영한 사전이 20년 된 것이라면, 이제 나올 사진은 달리기의 군시절 사진이다.
군대 선임이 싸이미니홈피에 올려놓은 것을 발견하고(사실은 예전에도 한 번 봤었는데) 블로그를 하고 난 다음에는 다시 보여서, 오늘 시간에 관해 생각날 때 올려본다.


이 당시만 해도 약장은 노란색이었다. 상병 때인가 검정색으로 바꿨다. 너무 계급장이 눈에 띈다고..
배경은 96년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이었을 것이다.

이게 96년도 여름이겠다. 참 파릇파릇 했다.
내 청춘이 여기에 있다. 물론 지금도 달리기는 청춘이라고 믿고 있다. 애 딸린 청춘...ㅎㅎ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