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이란 노래를 어렸을 적부터 불렀다.
커서는 안 불렀지만.....어제(5일, 일요일) 야구를 보러, 잠실 야구장에 갔다.
이미 내야 지정석 및 내야 자유석은 매진이었다. 외야 자유석으로 갔는데, 왠걸, 시즌 11번째 전석 매진이라는데, 자리는 드문드문 빈 자리를 보였다.
그 이유는 이미 암표상들이 자리를 싹 쓸었기 때문이었다.
표를 사고 돌아나오니, 어떤 할머니가 내야 자리가 있다고 다가왔다. 원래 자리값의 2배이상을 부르는 그 능숙한 모습이란....
왜 프로야구가 발전하기 위해서, 암표상들을 근절시켜야 한다는 것인지 팬들의 이구동성을 알 수 있었다.
인터넷 예매를 하지 못 하거나, 어제처럼 특별하게 시간을 낸 사람들은 표를 못 구하고, 정말 보고 싶으면 암표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어제 두산이 졌다는 것이고....
삼성의 조 모 선수가 친 솔로홈런이 달리기가 앉았던 자리에서 대략 10자리 옆에 떨어진 것이었다.
공이 튈 줄 알았는데, 공이 안 튀어올라서 자세히 보니, 어떤 아저씨가 글로브로 공을 떡~ 잡은 것이었다.
방송에서 보면 맨손으로 잡으면 다치니까 피하라고 그랬는데, 글로브로 잡을 줄이야... 공이 날아올 때, 정말 실감나게 다가오는데, 처음에는 피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방향이 틀어져서 그냥 앉아있었다. 두산의 홈런포였다면 일어나서 열광했겠지만, 삼성의 홈런이라 그냥 자리에 앉아있었다. 문득 궁금했다. 지나가는 화면이라도 잡혔을까? 피켓을 들고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사람들은 자주 화면에 잡히기에 궁금했다.
집에 돌아와서 야구 해설 프로그램을 봤더니, 음... 지나가면서 나온 것 같았다. 어떻게 알았냐하면, 앉은 자리와 흰 윗도리... 개미만큼 작은 나의 모습을 나는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어떻게 다시 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다시보기를 찾았다. 그리고 잡은 화면.... 녹색 원안에 앉아있다. 남들은 일어서서 봤지만, 나는 차마 일어서서 볼 필요를 느낄 수 없었다.

본인만 알 수 있는 개미같은 모습.그래도 용케 알아냈다.완전 인간승리?!

 


안타를 더 많이 치고도, 곰들이 져버렸다...... 어제 같이 간 아버지도 잔루와 1회 만루에 대한 실망을 하고 계셨다.

그래도 몇 년만에 가본 야구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풀 곳이 몇 군데 있겠나?
그러나 어제 달리기는 옆에 있는 아저씨한테 시끄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홀로 오셨더라.... 아... 그러면 왜 오셨나요?
어제는 아버지랑 같이 가서 몇 마디 못 나눴지만, 다음에 또 그러면 몇 마디 더 나눌래요. 그러면서 먼저 가셨다는.....
이 아저씨 때문에 덕 본 것은 오늘 그래도 목이 덜 아프다는 것... 안 그랬다면, 폭주 기관차처럼 달렸을지도... ㅎ
고마워요 아저씨..ㅋㅋ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복귀.. 텔레비젼으로 확인하고 취침.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