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30. 14:11 diary
천둥과 번개 치는 밤을 지내고 나서
어제 4월 29일 저녁은 번개와 천둥이 하늘을 갈랐다. 달리기는 이렇게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이면 생각나는 물건이 하나있다.
그것은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도둑맞은 '씨티 헌터' CD이다. 고등학교 때 구입한 씨디였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일본문화를 대놓고 받아들이기가 힘든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때에도 이미 알 사람들은 비디오로 일본문화를 접하고 있었다. 90년대 초 그 당시에는 인터넷도 그리 발달되지 않았고, 당시 컴퓨터 사양은 286, 386 정도며, 동영상 화일이라는 개념도 없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물론 회사나 정책기관에서는 썼는지는 몰라도, 최소한 일반인들이 맘대로 사용하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다. 일반인은 비디오로 만족해야... 아.. 지금은 사장된 LD(laser disk)은 있었지만, 부피가 크고, 자유롭게 기록하지 못 했으니까,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기록매체는 아닌 것 같다.
중학교 때부터 접하기 시작한 드래곤볼과 북두신권을 통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씨티 헌터를 접한 것 같다. 그 외는 기억이 없다. 봤는지 안 본 건지는 기억에 없으니 패스~. 확실한 건 고등학교 때 영웅문 1,2,3부를 완독을 3번씩 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 2부가 사랑이여서, 1부와 3부에 비해 재미가 떨어지지 않았다면, 아마 영웅문을 달달 외우도록 읽었을 지 모른다.
고등학교 시절,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씨티 헌터 OST CD를 손에 넣었다.
이 씨디 말고도, 얼마간의 돈을 내면 테이프에다가 만화 노래를 녹음해서 받을 수 있었다. 노래 이야기가 나오니, 생각나는 만화가 있다. 패트레이버, 유도소녀 #$%, 오렌지 로드. 그 외는 머리에서 나올듯 말듯 한다.
이 씨디를 작동시키면, 성우의 나레이션이 나오면서 시작이 됐다. 그 배경음이 천둥 소리였다. 뭐라고 하는 지는 몰라도 참 좋아했는데...
대학시절 1학년 때 하숙방에 놔두고 방학을 보내러 집으로 온 것이 화근이었다. 방학이 끝나고 돌아와보니, 방은 깨끗하게 정리되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확인해보니, 일대 하숙촌이 싹 쓸렸다고 한다. 다른 방은 당시 386컴퓨터와 다른 것들이 없어졌다고 했으나, 당시 286을 쓰고 있던 나의 컴퓨터는 무사했고, 장도리(망치)와 나의 씨디들이 몽땅 없어졌다. 아직도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이면 그 씨디가 생각이 난다. 다시 구입할 지 안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다시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는 다시 구입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멜론, 벅스에서도 검색으로 나오지도 않는 것을 보면 음원 구입도 힘든 것 같다. 그 날 이후로, 어디론가 장기간 떠날 때는 중요한 것은 같이 옮겨놓는 습관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대학원 시절 또 씨티헌터 만화책을 1권부터 끝까지 읽었다. 삼십 몇 권이었던 것 같다. 만화도 시간이 지나 보니 또 다른 각도로 볼 수 있었다.
씨티헌터, 나의 청소년기에 많은 영향을 준 만화라고 생각이 된다.ㅋ
돌아보니 그래서 난 중학교 때부터 BB탄 총을 가지고 사격놀이하고 놀았나봅니다.
씨티헌터를 부를 때 쓰는 XYZ.
사전을 찾아보면, 여러가지 뜻이 있는데, 씨티 헌터의 이미지에게 어울리는 것은, '지퍼가 열렸다.'라는 뜻과 공간을 나타낼 수 있는 직교좌표계 x,y,z가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응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에바 료와 항상 어느 곳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씨티 헌터를 훌륭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ㅋ
예전에 2011/01/15 - [책/마스터 키튼] - [마스터 키튼] 키튼, 우리에게 평생 공부에 대해 이야기하다. 에도 써놨네요. 상금 사냥꾼(바운드 헌터)이야기에서요.
지금 오후 2시 서울 하늘은 찌뿌둥한데, 비는 안 오는 것을 보면 이따가 몰아서 내리려나 봅니다.
야구는 어떻게 되려나?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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