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2일 일요일 아침 9시 미사를 드리기 위해 성당을 갔다.
근데 신기하게도 일요일 아침에 장례미사가 봉헌되고 있었다. 의아했다. 대개 일요일은 장례미사가 있기 힘든데...
하여간 기다면서 머리 속으로 여러가지 생각들이 오락가락했다.

예전에 주임신부님께서도 강론에 말씀하셨던, 우리는 매일같이 죽는 연습을 하고, 매일 태어나는 경험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다가왔었는데, 보고 있는 스포츠신문의 한 칼럼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전문은 아래 더보기에 있다.

그렇게 미사를 드리고, 미사를 드리는 도중, 내 머리 속에서는 장례미사의 잔영이 계속 남아있었다.
놀러온 처체 덕에, 얻은 일요일 자유시간은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죽음을 테마로 한 묵상여행을 생각했다.
예전부터 생각해 온 것들을 머리에서 꺼내서 실행에 옮기는 것이었다.
몇 년간 찾아뵙지 못 한 할아버지,할머니,이모할머니 묘소를 제일 먼저 가기로 하고, 그 이후의 계획을 세웠다.
어릴 적 차 뒤에서 봤던 필린핀 참전비를 두 번째 목적지로, 예전에 가봤던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역을 세 번째 목적지로, 국립현충원을 네 번째 목적지로 정해서 출발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운전을 하면서 여행의 순서는 변경되기도, 생략되기도 했다.

집을 출발해서, 결과적으로
1. 윤관 장군 묘(표지판만 보다가 인생 40년을 눈 앞에 두고 처음으로 가봤다.)
2. 나자렛공원 묘원(종로성당 관리묘역, 경기도 파주)
3. 필리핀 참전비

세 곳을 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점심을 먹고, 조금 더 빨리 움직였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1박2일 비포선셋 레이스처럼... 햇빛의 소중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도중에 나중에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곳도 있었는데, 필리핀 참전비가 있던 곳에서 약 2.1킬로미터 들어가면 있을 최영 장군 묘와 역시 필리핀 참전비를 지나쳐 우측에 있는 한미 해병대 참전비였다.
홀로 떠난 짧은 여행이었기에, 지나쳐 온 곳은 사진이 있을 수 없다.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답이 없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것들은 다시 돌아갈 때, 미련없이 의연하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위에서 얘기한 스포츠 신문의 칼럼 마지막 부분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짧은 순간을,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듯, 눈을 감고 한 번 심호흡을 크게 할 수만 있어도 당신은 아름답고 의연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예전 도인들이 선화해서 올라갈 때 조절했다는 호흡인가보다..... 생각해보면, 평상시에 심호흡을 하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ㅎㅎㅎ

그리고 카카오 스토리 세상의 모든 명언에서 본 김수환 추기경의 인생론(?)이 또한 생각났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웃으면서 갈 수 있도록 사는 것이 인생 잘 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리고 '도를 아십니까?'라고 길거리에 잡히면, 대답하지 않고 내뺐는데, 요즘 곰곰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하고 가던 길 가려고 합니다.
"난 내 길 갈테니.. 당신은 당신 길 잘 찾아가시라고..." 아마도 그 길이 이 길이 아닐까....리쌍의 '길'이 아니고... ^^;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