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시오노 나나미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시오노 나나미는 달리기에게 새로운 지중해 세계를 소개해 준 고마운 사람이다. 하지만, 어느 한 칼럼을 읽고 난 이후에, 마지막 부분에서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어서, 다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첫 느낌

작가의 이름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것은 15년동안 1년에 한 권씩 출판된 로마인 이야기일 것이다. 달리기는 아직 1권도 읽지 않았다. 대표작은 정말 1에서 15까지라는 숫자만으로도 질리게 되는 것 같다.

달리기는 시오노 나나미에 대해 생각나는 것을 말해보라고 하면,
    1. 이탈리아에 대한 서술 작업, 문화 작업
    2. 로마인 이야기 15권
    3, 세 도시 이야기 3권
    4. 전쟁 삼 부작 3권
    5. 다양한 콘텐츠

가 생각이 난다.

이 중에서 읽은 것은 세 도시 이야기와 전쟁 삼 부작이 전부다. 그런데도, 시오노 나나미의 마법과 같은 필력에 빠져들었다.
마법과 같이 지중해 세계에 빠져든 것이다. 그 이후에 3-4번 정도는 반복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만큼 재미있고, 몰랐던 지중해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시오노 나나미는 작품 속에서 사람들은 지중해로 끌어들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

그러나 간과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1. 그녀가 일본인이었다는 것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다. 칼럼 마지막 부분에 일본 제국 시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략)

고대 로마의 성공비결을 철저히 ‘승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한계일까. 역사라는 거울에 비춰 현실을 바라보는 특유의 서술방식은 명쾌하지만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도 보인다. 일본인을 위한 충언이라고 하지만 한국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점도 간간이 눈에 띈다. 그는 “한중일 역사공동연구는 시간과 돈 낭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기 때문에’ 역사에 대한 객관적 접근은 애당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적 판단에 맡기기로 하고 ‘착실한 증거수집’에 투자하자고 제안한다. 더 무슨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나의 친구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이미지가 혼돈스럽다.

동아일보 http://news.donga.com/3/all/20101002/31555833/1

2. 과거 일본 제국주의 시대를 직접 살면서 겪었다는 점.
3. 로마제국을 통해서, 일본 제국주의를 본다는 점.

칼럼 끝부분에 나왔듯이, 일본인들에게 외치는 이 책에서, 한중일 삼국 역사공동연구는 시간과 돈 낭비일뿐이라고 강조를 한다고 한다. 물론 자기의 입장을 강하게 요구하겠다. 하지만, 각 나라의 단독 연구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은 걸리더라도 같이 연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강력한 힘으로 공동연구를 틀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중국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일본이야 옛날부터 경계해왔지만..

마지막으로 확 정신차리게 되는 문구는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평가부분이다.

먼 훗날 역사적 평가에 맡기기로 하자....'착실한 증거수집'에 투자하자고 제언했다...

오..시오노 나나미 완전 실망 모드로 돌입한다. 이 책이 제목대로 일본인에게 외치는 것이기 때문일까? 그래서 가슴 속에 있는 말을 모두 뱉어냈을까?

개인적인 생각

1. 시오노 나나미,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역사인식의 변화가 일어났는가?
2. '일본인에게'라는 책을 읽어보지 못 하고, 칼럼만 가지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책 속에 있는 내용(콘텐츠)는 여전히 훌륭하다는 점. 버리기가 아깝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소개를 할 것 같다.
4. 무조건적인 선호에 대한 경각심 생성.

개인적으로 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사고의 변화 또는 고착이 가져오는 역사인식의 변화를 생각하게 되었다. 70여살인 시오노 나나미가 대략 계산을 해도, 태어난 때는 1930년 정도가 될 것 같다. 일제시대의 정점이라고 하는 순간일 것이다.
그 시대 태어나 교육을 받았다면, 이태리에 가서 로마의 역사를 공부했다 하더라도, 마음 속 저 깊숙한 곳에서 꿈틀거리는 일본제국주의의 교육은 버리지 못 했나보다.

하지만 달리기 인생의 곱절을 산 老작가의 정신세계를 어느 정도 이해했을까라는 생각에 확고한 답을 내놓기가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사상의 작가가 '일본인에게'라는 책으로 일본인들에게 자극을 준다는 것이 그들 가슴 속에 잠자고 있는 침략적, 공격적 성향에 기름을 부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면 일본 현지에 살고 있지 않고, 과거의 역사를 너무 많이 본 작가의 역사적인 충고일까?

리뷰 하나를 읽고 난 뒤, 생기는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책을 쓸 때는 사료를 바탕으로 쓴다고 하니, 책에 있는 역사는 제대로 된 역사라고 믿고 싶다. 이제부터 어떤 비판적인 시선으로 그녀의 작품을 보게 될 것 같다.

시오노 나나미, 대작가이자, 일본인. 그 속에 들어있는 생각은 과연 어떤 것일까. 매우 궁금해졌다.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