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에, 바다와 같은 아량을 베풀어주신 우리 안주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시작한다.
90일간의 운동일기를 쓸 수 있겠끔 허락을 오늘 아침에 해주었다. 단 조건은 집에서 애들과 잘 놀아줄 것이다.
운동으로 인해서 피곤하다던가, 늦잠을 잔다던가... 용납을 하지 못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만약 그랬다가는 체육관으로 와서 정지시켜버리겠다는 말까지 남겼다. 물론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했다.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줘야겠다.

동네에 다이어트 복싱체육관이 생겼다.
예전의 나같으면 복싱은 별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작년에 헬스장을 다닌다고 1년권을 끊고 별로 다니지 못 한 관계로, 다시 한 번 느꼈다.
쇳덩이와는 별로 친하지 않다는 것을.... 나는 본체와  싸워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본체.. 말 그대로 내 몸이다.
물론 나와 쇳덩이와의 싸움이 내 몸과의 싸움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서도...... ^^;

복싱보다는 '다이어트' 란 단어에 더 관심이 쏠렸다. 복싱은 나의 주먹이 또는 남의 주먹이 누군가를 직접 때리는 것이기 때문에 아플 것 같았기 때문에 접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아니, 좀 권투체육관이라 하면 남성의 냄새가 너무 풍겨서 그랬을까?
하여간 '복싱다이어트'그러니까, 웬지 힘들어도 살이 빠질 것 같고, 권투체육관보다는 덜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오늘 등록을 했다.
출근 카드, 아니 출석 카드를 받고, 오픈형 개인 사물함을 받고,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오늘부터 배우게 될 것은 '스텝'이었다.
무슨 운동이던지 기초를 충실하게 닦아놔야,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편해지는 것을 경험한 바. 오늘부터 초집중해서 따라했다. 그러나 줄넘기도 어설프고, 스텝도 어설펐다. 운동천재가 아닌 이상 오늘이 처음이니까.... 라고 생각했다.

옆에서 사범님이 보시다가, 줄넘기를 뺐었다. 맨몸으로 가볍게 뛰면서, 발을 앞뒤로 움직여보라고.
발은 가볍게 뛰어지지만, 발을 앞뒤로 가볍게 차는 것은 힘들었다.
이렇게 처음 날은 끝났다. 첫 술에 배 부를 일은 없지만, 꾸준히 하면 날쌘돌이가 될 수 있으리라.

이렇게 해서 '90일간의 세계여행' 이 아닌, '90일간의 운동' 이 시작되었다.
중간에 빠지는 날도 있겠지만, 간식과 야식을 줄이고, 운동을 통해서 꾸준하게 관리를 해나가야겠다.

시작이다. 작심 3일이 안 되게끔 조심해야겠다.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