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시작은 2011년 6월 20일 신문을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

조선일보 2011년 6월 20일


6월을 호국의 달이라고 해서 현충일도 있고, 6월 내내 알게 모르게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고, 6.25 에 대해서 한 번씩 곱씹어보는 시간을 갖게된다.
2011년 6월 20일 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30년째 홀로 바친 국화..라...
무슨 이야기일까... 읽어보니. 음... 이런 분들은 국립묘지에 안장되서, 정말 국가의 보살핌을 받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나 아니면 꽃 줄 이 없쟎소"

기사를 다 읽고 든 생각이 88살의 이 할아버지가 언제까지 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가보고 싶었다. 오지랖이라면 오지랖이겠지만.... 궁금했다. 유치원 이후로는 가 본 적이 없는 그 곳. 하지만 그 앞은 2주일에 한 번씩은 지나가는 그 곳. 국립현충원.

이미 작년 현충일에 나온 기사를 읽고, 우리나라에는 국립묘지가 8군데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읽어볼 포스팅:
2012/06/07 - [하고 싶은 것/가고 싶은 곳] - 국립묘지 순례하기?

그 중, 제일 오래되었고, 6.25 전사자들부터 안장된 곳.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있는 국립현충원을 가보고  싶었다. 정말로. 가끔 신문에서는 현충원이 산책코스로도 좋다고 나오던데... 느낌이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 생각을 옮길 기회가 왔다.
애엄마는 친구를 만나러 가고, 애 둘이 내 손에 들어왔다. 갈 곳은 많았지만, 기회가 있을 때 방문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애들을 태우고 출발했다.

출발하기 전에 국립현충원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묘지 위치를 확인했다.
신문 기사에 나온 이름, 전사지역을 알고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11묘역 - 5묘단 - 103묘비. 사진 속 묘비에 씌여진 103이라는 의미가 이해가 되었다. 도착 후, 무인검색기로 자세하게 위치를 파악했다.

근데, 아뿔싸... 너무 급하게 출발하느라, 국화 한 송이도 없었다. 어떤 아저씨가 국화를 들고 지나가시길래, 물어보니, 저쪽에 매점과 화원이 있다고.
현충문을 지나서, 매점과 붙어있는 화원에서 국화 한 송이를 구입해서, 다시 길을 거슬로 올라왔다.
올라올 때는 현충문을 지키는 위병교대식도 보게 되었다. 육군에서 해군으로 근무교대가 이뤄지고 있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 잠이 든 첫째는 일어날 줄 모르고 계속 잔다. 유모차가 있으니, 괜챦겠지라고 생각했다. 움직이는데는 느렸지만, 그래도 밀어서 움직이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단지 팔이 아팠다. 둘째는 혹시 몰라서 아기띠를 준비했다.

11묘역. 이 곳은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었다. 도착해서 뒤를 돌아보니, 그 곳의 위치는 흔히 말하는 배산임수의 자리?
11묘역만 찾아가서 묘비 번호만 알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상등병 정학수. 기사에서는 일병이라고 써있었지만, 묘비에는 상등병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묘비 뒷면에는 화천지구에서 전사했다고 씌여져 있었고.


텔레비젼을 보면 묘비를 어루만지면서 닦아주는 장면을 보면서, 왜 저렇게 닦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닦을 수 밖에 없었다. 일단 할 수 있는 것이 그것이 전부였다. ㅡ.ㅡ; 물티슈를 꺼내서 묘비와 묘판을 닦고, 국화를 올리고 잠시 묵념을 했다.
산 중턱까지 열심히 걸어온 둘째는 여기저기 궁금한지 돌아다닌다.
 

뒤를 돌아보고 핸드폰으로 파노라마를 찍어봤다.

한강이 보이는 이 곳.. 정말 명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주는 못 오지만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와서 국화를 놓고 갈 수는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일 년에 한 번은 누군가 기억을 해주는 거니까... 일 년에 한 번도 안 찾는 쓸쓸한 곳이 안 되게 하려고 노력해봐야겠다.


내려와서 현충문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으나, 너무나 머리가 크게 나온 관계로 셀카는 생략하고, 현충문 사진만 올려본다.
현충문 사진. 느낌이 살아있다. 문 위로 구름이 너무나 예쁘기에...

돌아가려고 차문을 여니, 깨어난 첫째.. 나이스 타이밍이다.... 하하하...

이렇게 찾아간 첫 번째 국립현충원 방문은 끝났다. 다음은 대전 현충원을 기회있을 때 가봐야겠다.
대전 현충원에는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명은 개인적으로 볼 사람이 있을 것 같다.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