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라기보다는 인터뷰를 하나 읽었습니다.
최보식 선임기자가 쓰는 인터뷰였습니다.

가나안 농군학교 김평일 교장이라는 분이 주인공이었는데, 가나안 농군학교라는 곳을 기사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고, 인터뷰를 주욱 읽었습니다.

초반에 나오는 문구는 황량한 운동장, 낡은 벽돌건물, '정신 개척', '조국이여 안심하라' 등의 구호, 구석에 널린 연탄재.... 이 문구들을 읽는 순간 '이거 완전 정신수련원 같은 분위기인데'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마라'라는 문구가 돌에 새겨져 있다고 하니, 생각이 나는 것이 음성 꽃동네가 생각이 났습니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왠지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검색을 해보니, 설립자가 김용기 장로라는 분이셨습니다. 1962년에 설립이 되었다고 되어있고, 그 당시 상황은 생존이 지극히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립자에게 당시에 인생의 대해 물어보니,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고 합니다. '나다, 먹다. 죽다'
나서, 먹고, 죽다. 그런데,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교육을 통해서 "인격을 도야해 민족정신을 함양한 사회지도자를 육성하자"는 교육목표를 두고 설립했다고 합니다. 선구자적인 교육활동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기사를 좀 더 검색을 해봤습니다.
[최보식이 만난 사람]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마라'… 가나안농군학교 50년 김평일 교장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26/2012022601161.html
[수도권I] 새마을운동 모태 '가나안농군학교' 설립 50년 만에 양평으로 이전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1/16/2012011600426.html
[수도권II] "새마을운동 요람 지키지못해 가슴아파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5/02/2011050202266.html

이미 기사는 작년 5월부터 나왔지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나봅니다.

인터뷰의 마지막 부분에 가면, 입소생들에게 해주는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생각하게 해주는 것이 많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가나안 농군학교를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마지막 문단은.... 역시나 변화였는데.. 좀 어처구니없는 변화였습니다.

그린벨트에서 해제되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편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개발한다고 다 밀어버리니까 젊은이들에게 역사성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홀로 한탄했다.

이 줄을 읽고 나서, 얼마 전 북섹션에서 봤던 책이 떠올랐습니다.
12년 2월 11일 책(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10/2012021002633.html)에서 소개된 '집단 기억의 파괴'라는 책이었다. 물론 저도 읽지는 않았지만, 기사를 통해 전해지는 것들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단 기억의 파괴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로버트 베번(Robert Bevan) / 나현영역
출판 : 알마 2012.01.27
상세보기


헤드라인이 '건물을 부쉈더니.... 기억과 정체성도 와르르' 였다.
기사에서 발췌해보면,
전략..

신간 '집단 기억의 파괴'는 전쟁과 테러, 혁명적 새 질서의 수립 등의 이유로 파괴된 세계 건축 유산들의 참상을 드러낸다. "친숙한 사물을 모두 잃는다는 것, 즉 한 개인을 둘러싼 환경이 남김없이 파괴된다는 것은 그 사물들이 불러일으키는 기억으로부터 추방당해 방향감각을 상실함을 의미한다. 개개인의 집단 정체성과 이 정체성들의 견고한 연속성이 상실될 위험에 맞닥뜨리는 것이다."
저자는 "어떤 민족과 그 집단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물질을 말살하는 행위는 민족 자체를 말살하는 것과 불가피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이를 건축물을 매개로 한 '문화청소(cultural cleansing)' 현상이라 부른다. "기념물이 적(敵)을 상징함은 물론, 기념물 자체도 적"이라는 얘기다.

.. 후략

위에서 나왔지만, 둘러싼 환경을 남김없이 파괴한다는 것을 그 환경이 주는 기억의 단초들을 없애는 작업이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동구밖 서낭당이나 마을의 나무같은 기준점을 파괴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비록 늦게나마 이런 시설의 존재를 알았으니, 그 존재가 없어지기 전에 가서 묘사해 놓은 모습과 실제로 본 모습이 어떻게 다르게 다가올지 직접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검색을 해보니, 광진구에 사는 달리기는 인터넷 지도에서 나온 바로는 20분이면 자동차로 갈 수 있다고 하니, 더욱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싸늘한 바람 안에 봄바람이 느껴지는 요즘, 따뜻해지면 갈 곳들을 조심스럽게 한 곳 한 곳 골라봅니다. ㅎ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