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차량이동을 많이 합니다. 인터넷으로도 많이 소통을 합니다.
그래서, 개념이 시공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물론, 차가 막히면, 시공을 초월한다는 것도 다 헛소리가 되는거죠. 물론 인터넷도... 다이하드 4.0처럼?

하여간, 달리기는 95년 6월부터 97년 8월까지 26개월을 군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극적인 일들을 겪게 되는데.

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 훈련소
96년 9월 강릉 잠수함 사건
97년 2월 이한영 전 KBD PD 사망사건


위 3가지다. 세세한 것들은 이미 내 머리속의 지우개처럼 지웠다. 물론 가슴 속 어딘가에 잠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가 불을 당긴다면... ㅎㅎ

당시 김포에 근무중인 달리기는 포병 대대 의무병으로 '고속침투차단조'라는 이름의 '5분 대기조' 비슷한 긴급투입반에 소속되어있었습니다.
천안함 사건으로 서해가 얼마나 정치, 군사적으로 핫~이슈인 것인가는 전 국민이 알아버렸죠?
저는 그 당시만 해도 김포평야 너른 들에 익은 누런 벼들이 있고, 김포공항에서 비행기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참 평화롭다라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김포는 무연고 묘지가 많아, 간첩들의 비트로 많이 사용되고, 땅굴의 가능성도 많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강화쪽으로 침투한 간첩들의 이동경로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축선이 그렇더라구요. 그런데, 예전에 걸어서 왔다면, 이제는 맘만 먹으면, 길가는 차량을 탈취, 또는 도둑질 해서 수도 서울로 고고씽~ 하면 된다는군요. 아니면 미사일로 서울을 타격해버릴까??

그런데, 평화롭던(?) 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대기조에 속하던 달리기도 일어나서, 전투화 신고, 군장차고, 약품배낭 차고, 나가니, 어~ 정말 실탄하고, 수류탄(!) -이거이 훈련소 이후에 처음 받아본 묵직한-도 같이 주더군요.
순간.. 아 뭔가 제대로 걸렸네... 97년 2월이면 병장 2호봉쯤? 이지 않을까??

안 그래도 황장엽 망명으로 북한 애들이 백령도 불바다 어쩌구 저쩌구 하고 그랬는데..
뭐 가면 차차 알겠지...
간단한 브리핑. 분당에서 간첩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총격살인을 하고 도주를 했다.
이에 길목차단하러 출발한다.

어이.. 실상황이 닥치니 머리가 하애졌다.
차량에서 이동대기하다가, 지연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다가 내무실 대기하란다.
내무실에서 정말 하염없이 기다렸다. 님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되나,

아마 새벽까지 기다렸던 것 같다. 그러더니 상황해제...
참 허무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긴장하고, 잠도 못 잤더니 피곤했던 기억이...

그리고 TV뉴스에서 이한영 총격피살사건이 나왔다.
아 그래서 그랬군. 다시 평온한 일상이 찾아왔지만, 황장엽 망명사건과 백령도 불바다 발언, 총격살인사건은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황장엽 할아버지를 암살하기 위해서 2명을 내려보냈다고 한다.
선거철에 이런 것이 항상 발표되는 것은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가능성은 경험상 있어보인다.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런데, 너무 발표시점이 항상 오묘하다. 하긴 사건이 시간 맞춰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악랄가츠의 군대이야기'처럼 수양록을 열심히 작성한 것도 아니고, 시간도 10여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몇 가지 이야기 중의 한 가지가 너무나도 비슷하고, 너무나도 선명하게 머리 속에 떠올라 적어봅니다.
Posted by 열심히 달리기